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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르르씨 Review_영화 드라마

김종욱 찾기 - 첫사랑을 왜 꼭 찾아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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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때 즈음 누구나 생각나는 영화 한 편은 있으실 겁니다. 저에게는 벌써 10년도 더 전인, 2010년 개봉한 영화 '김종욱 찾기'가 그렇습니다. 배낭여행 성지인 인도를 배경으로, 첫사랑에 관한 추억을 그린 영화입니다. 동명의 뮤지컬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관객수 112만 명을 동원한 히트작이기도 하죠. 장유정 감독 연출에 배우 공유, 임수정 주연의 영화입니다. 공유의 1인 2역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첫사랑이 별건가


주인공 한기준(공유)은 여행사에 다니다가 갑자기 때려칩니다. 다소 꽂꽂하고 융통성 없어 보이는 기준은 일상이 메말라 보입니다. 인도네시아를 여행 간다는 고객에게 쓰나미 정보를 알려줄 정도였으니까요. 한 마디로 별 다른 재미가 없는 캐릭터입니다.


그런 그가 대학동기에게 사기를 당할 뻔해서 경찰서에 가게 되는데, 첫사랑으로 인해 사기를 당했단 피해자들을 보고 첫사랑이 별건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문득 기준에게 떠오른 생각은 바로 '첫사랑 사무소'를 차리는 것! 흥신소인 줄 안 사람들이 몰려오지만, 기준은 누군가의 첫사랑을 수소문해 찾아주는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여주인공 지우(임수정)은 다소 털털한 성격으로 뮤지컬 무대감독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연애나 결혼에 별 다른 관심은 없지만 일에 대한 애착만큼은 누구보다도 큽니다. 아버지는 지우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기준네 '첫사랑 사무소'에 의뢰를 합니다.


지우의 첫사랑은 바로 김종욱, 대학시절 지우가 인도에 배낭여행을 갔다가 만난 남자입니다. 영화 중간중간 지우와 김종욱의 인도 회상씬이 나오는데, 둘의 사랑이 아른아른하게 잘 연출되어 있습니다. 어쨌거나 지우는 어쩔수 없이 기준과 함께 김종욱을 찾으러 다닙니다.

기준이 알고 있는 정보는 오직, 김종욱이란 이름과 지우가 그를 인도에서 만났다는 것. 기준이 어떻게 정보를 입수했는지는 몰라도, 둘은 기차를 타고, 때론 절로, 때론 운동장으로 전국 수많은 김종욱 중 김종욱을 찾으러 다닙니다.


기준은 2대 8로 곱게 넘겨 빗은 올빽머리에 잘 차려입은 정장, 지우는 산발한 파마머리에 헐렁한 바지 차림으로 각각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렇게 상반된 둘은 어울려 다니며 투닥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러 찾지 않았던 첫사랑

어느 날 기준은 지우의 일기장에서 김종욱의 주민등록증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지우가 김종욱을 찾으려고 맘만 먹었으면 충분히 찾을 수 있던 상황이었죠. 게다가 지우는 김종욱과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날에, 그 장소로 가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기준이 지우에게 화를 내자 "끝까지 가면 뭐가 있는데요?"라고 되묻는 지우. 그녀는 첫사랑과 이뤄지는 일이 오히려 무서웠던 걸까요? 어쩌면 첫사랑은 그저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알고보면 지우는 먹고, 보고하는 모든 부분에 있어서 마지막은 절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고픈 마음이 더 크다고나 할까요?


기준은 그런 지우에게 "끝까지 가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결국 기준은 김종욱을 찾아내고, 지우에게 공항에 가면 그를 만날 수 있다고 알려주죠. 역시나 끝을 마주하기 힘들었던 지우는 고민 하지만, 기준의 말에 용기를 내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재회하고, 영화 속 카메라는 멀찌감치에서 지켜봐 줍니다.

그런데 지우는 첫사랑을 찾는 과정에서 뭔가를 깨달은 것 같습니다. 기준 또한 사무실에 앉아서 다른 고객에게 '그렇게 좋으면 쫓아가야 하지 않느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다가 지우가 있는 공항으로 달려갑니다. 그때 매형은 칠판에 쓱쓱 글씨를 씁니다. '맨 처음 사랑만이 첫사랑은 아니다.'

비록 기준은 지우가 김종욱을 만나는 장면을 보고 터덜터덜 돌아서지만, 이번엔 지우가 달려와 입맞춤을 합니다.  "끝까지 가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서요"라고 말하면서요.



운명론자 VS 개척론자

영화 첫 부분은 지우가 김종욱과 인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지우가 멀미를 하는데 김종욱이 약을 챙겨주고, 둘은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지 않겠냐'라고 말을 하고 헤어지죠. 그러고 바로 인도 숙소에서 둘은 만났고 사랑을 합니다. 둘 사이엔 운명, 인연론이 지배합니다.

그러나 지우는 종욱과 마지막 약속을 나가지 않았고, 그 만남의 끝을 보기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가면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요'라는 기준의 말에 힘을 냈죠. 지우 아버지 또한 망설이는 지우에게 '인연을 붙잡아야 운명이 되는 거야'라고 말을 해줍니다. 이 말을 들은 지우가 용기를 내어 기준을 잡았으니, 영화는 운명 개척론자의 손을 들어줬다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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